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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하지 못하면 인간은 죽어

악취 풍기는 살의 틈새에서도 풀은 자란다.

 

그들은 우스꽝스럽지만 노련하다. 

다음의 행성에서는 노련한 짐승만이 살아남는다. 

아. 우습게도 우스꽝스러움을 노련함이 덮을 수 있다. 

 

특권.

그렇다면 우스꽝스럽기만 한 짐승은 다음 행성에서 어찌 살아나갈까.

그저 우스꽝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구간에 남겨지는 것이다.

우꽝. 우꽝의 구역.

위로 아래로 투명한 막이 설치된 우꽝에서 살아간다.  

우꽝의 그들은 멀끔하고 부지런하다.

답답함을 느끼지만 그것이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이 진짜 우스꽝스러운 것일까

 

명석함 정직성

 

그들끼리는 자신들의 우스꽝스러움을 공유하며 

한탄하고 비참해하고 더러는 웃겨하며 배를 까뒤집고 웃어댄다. 

 

새로 얻은 먹이가 모두 짓눌려도

길을 잃거나 제 친구가 발을 헛디뎌 풀숲으로 굴러떨어져도 

깔깔 웃어댄다. 그 우스꽝스러운 것들이. 그것들끼리. 

 

 

다음의 행성에서 그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악취 풍기는 동료의 살 틈에서 고깃덩이를 발견하곤 그것들을 조각조각 모아둔다.

악취 풍기는 살의 틈새에서도 풀은 자란다. 그 형태를 각기 달리하며.

그 풀들을 뜯어먹으며 그들은 서로의 행태를 비웃거나 동정하며 웃어댄다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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