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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잡아 터뜨리고
꽉 잡아 터뜨리고 나는 너를, 당신을 끝도 없이 괴롭힌다.
네가 언제 나를 찾아왔는지는 알 수 없다.
기름 물 섞일 수도, 섞이지도 않을 둘이 섞여
네 안을 그득히 채웠다.
물이 우위를 점하였나
물은 원을 만들어 그 속에 기름을 가두었다
나는 네가 다시 보이기를 희망하고 기대하고 기다렸다
이번엔 꾹 눌러 터뜨린다.
네가 어찌할 바를 몰라 몸을 숨긴다
너는 이미 발각되었다
혹한 추위가 분명한 그곳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네가 웅크려 있었다
노란 얼굴을 쳐들고 노란 바닥에 웅크려
노란빛을 쬐고 있더라.
그런 네 앞에 해바라기를 놓아두었다
그것이 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을까
존중 연민 안심 죄책감이었을까
해바라기는 잎과 뿌리가 절단된 채로
그 머리만을 또다시 쳐들고 있었다
그 머리만이 너를 향하였다
해바라기 향을 맡아보았니
너는 평생 알 수 없을 테다
내가 너를 목 조아 죽여버렸으니까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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