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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하지 못하면 인간은 죽어

공 사운드

 

약은 아주 잘 듣습니다. 
밤만 되면 마취된 원숭이 마냥 픽 쓰러지니까요.
아니 다시 정정
픽 쓰러지지는 않습니다. 서서히 기운이 올라오며 멍해집니다. 그 멍함이 바보가 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어쩌면 공상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붕 뜬 느낌을 가지게 되니까요. 
공 사운드가 들립니다. 
웅장하고 낮은 종소리입니다
거대한 종을 스님들이 치는 모양이지요. 새벽 4시 반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멍한 것인지 몽롱한 것인지 
나는 구름 위에서 긴장하는 중입니다. 구름은 폭신합니다. 
그것이 나를 절대로 떨어뜨리지 않으리란 것을 압니다. 
그러나 나는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질문합니다 
몽롱한 것이 마음에 들기도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여과 없이 내 할 말을 
구름 위에서 지껄이며 이동 중이니 
속은 조금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