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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하지 못하면 인간은 죽어

방사형 불가사리가 감히.

 

'영향력 있는 파동을 발생시키는 그것은 불가사리 모양과 닮아있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어찌 됐건 그것은 보편적인 별불가사리보다는 체반에 돌출물이 확연히 많이. 달려있었다. 

방사형 돌출물.

그것들은 끊임없이 춤을 춰댔다

몇 개인지 셀 수 없고 정확한 생김새를 인식할 수도 없다.

 

그것이 쉼 없이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

 

목적지가 있으려나 목적이 있으려나 혹은 목표물이 있는 것일까.

강제적으로 자신의 내장을 집어넣어 먹이를 구해낸다는 건 꽤나 매력적인 먹이 채취 방법이다.

제생하려거든 따르는 희생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손실. 

 

돌출물을 움직이지 않을 때면,

그것은 온몸에 달린 돌기와 같은 숨구멍을 끝없이 나풀거렸다.

그것을 가만히 관찰하다. 그 움직임을 따라 동공을 이동시켰다.

 

줌인. 

열감지 장치가 눈에 장착당함.

 

서서히 왼쪽으로 두 눈의 시선이 옮겨졌고

방사형 돌출물과 돌기들의 춤사위를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눈알만 돌리며 그것을 좇았다. 

퍼럼. 붉음, 발색력 좋은 노랑이 적절치 않게 휘말려 있는 그것을 좇을수록 동공이 왼쪽으로 휙. 말린다

무언의 힘에 의해 동공이 강제적으로 말려버렸다 

 

방사형 돌출물이 동공을 집어삼킨다. 

이 지루한 동공에도 변화랄 게 생겼다.

포화상태 그 직전에.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동공이 변모를 시도한 것인가.

그렇다면 처음 치고는 꽤나 능숙하게 해내었다.

이제 유지와 순환을 기다리면 될 일.

기다리며 춤을 추면 될 일.

그것들의 숨구멍처럼, 여러 돌출들처럼.

 

깨어나지 않더라도 걱정은 말고 그저 춤을 추면 돼.